흥행 불모지 된 스포츠 영화 ..’1승’, 국내 최초 배구 소재로 부진 공식 깰까 D:영화 뷰
희망을 갖는 것조차 사치였던 인물들이 끝내 미소를 되찾는 과정을 통해 뻔하지만 늘 통하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송강호는 “‘반칙왕'(2000) 이후 24년 만에 이런 캐릭터를 하는 것 같다”면서 “관객들도 오랜만에 이런 모습을 보고 반가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 저작물은 CC BY-NC-SA 2.0 KR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김연경 등 스타 선수들이 기쁜 마음으로 특별출연에 임한 것 역시 ‘1승’을 통해 여자 배구가 보다 대중에게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터다. 특히 ‘위키드’ ‘모아나2’ 등 크리스마스 연휴 가족 관객을 공략한 외화들의 개봉 속에서 ‘1승’은 송강호라는 대배우를 내세우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승리의 쾌감, 속도감, 그리고 인물 성장이라는 스포츠 영화의 전형적 요소들이 이제는 신선함보다는 클리셰로 받아들여지면서 화제성과 별개로 영화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스포츠 영화의 성공 사례를 떠올리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8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401만 명), 2009년 ‘국가대표'(839만 명) 등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이 작품들 공통점은 스포츠보다는 드라마에 무게를 실었다는 점에 있었다. 송강호가 해체 위기에 놓인 여자배구단의 1승을 위해 분투하는 감독을 연기한 ‘1승’이 4일 개봉했다. 송강호의 스포츠드라마는 ‘와이엠시에이(YMCA) 야구단’(2002) 이후 22년 만이다.
흥행의 어려움 속에서도 ‘1승’이 배구라는 스포츠의 생동감을 스크린 위에 펼쳐 놓으며, 국내 영화계에도 귀중한 ‘1승’을 올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그러던 어느날 프로배구팀 여자부 ‘핑크스톰’을 이끄는 박 단장(박명훈 분)이 그를 찾아와 감독직을 제안한다. 주력 선수가 모두 이탈하면서 전력이 떨어지고 팀워크도 엉망이 되며 해체 위기를 맞게 된 것. 게다가 단지 싸다는 이유로 팀을 인수한 새로운 구단주 ‘강정원’(박정민 분)은 재벌 2세 관종(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황당무계한 트레이드 방식을 사용해 오합지졸 배구팀을 꾸린다.
배구 영화 ‘1승’이 12월에 개봉하는 가운데 한국배구연맹(KOVO)과 여자프로배구 구단들이 환영과 함께 흥행을 위해 힘을 보탠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승’은 개봉 첫날인 4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모아나2’ ‘위키드’ 등 쟁쟁한 헐리우드 대작들과 경쟁하며 4만 6,36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1승’은 실관람객들의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는 CGV 골든에그지수 94%, 네이버 실관람 평점 9.29(5일 오전 7시 기준) 등 동시기 경쟁작 대비 높은 평점을 기록,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리며 앞으로의 흥행 전망을 기대케 했다.
배우 본인이 인터넷 방송에 익숙해서인지는 몰라도, 최근 한국 영화에서 개인 방송 화면이 등장할 때 느껴지는 위화감도 최소화했다. 만약 정원을 중심으로 더 유쾌하게, 끝까지 B금 감성을 유지했다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1승’은 송강호가 신 감독과 연이어 세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작품. 지난해 개봉한 ‘거미집’은 신 감독이 각본을 썼고, 지난 5월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신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거미집’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30만명대의 저조한 흥행 성적을 냈고, ‘삼식이 삼촌’은 송강호의 호연에도 다소 늘어지는 전개 탓에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송강호는 김우진을 연기하며 특유의 자연스러움에서 우러나는 웃음을 통해 극의 완급을 조절한다.
높은 완성도가 돋보이는 이 장면들은 마치 신연식 감독의 필승 무기처럼 느껴진다. 촬영 수개월 전부터 트레이닝에 돌입한 배우들의 모습을 제대로 담기 위해 총 7대의 카메라가 설치됐다. VR 버추얼 리얼리티 기법, 롱테이크 등으로 배우들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담아내며 보는 이들에게 몰입감을 안긴다.
그럼에도 패배자들의 성장 드라마에 꽂힌 구단주는 1승을 거두면 시즌권을 구매한 100명에게 상금 20억원을 푼다는 공약을 발표해, 장당 100만원짜리 시즌권을 완판시켜 버린다. 구단주의 막무가내 공약을 들은 김우진은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고 거절 의사를 표시하지만 1년만 무사히 넘기면 대학배구팀 감독직을 시켜 준다는 제안에 넘어가 결국 수락한다. 승률이 10%도 안 되는 최약체 핑크스톰이 해체 위기에 몰린 상태에서 지휘봉을 잡은 우진(송강호 분)이 재벌 2세 구단주 정원(박정민)으로부터 1승을 올리면 상금으로 20억원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받는다는 소재를 다뤘다. 여기에 송강호와 ‘관상’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맞췄던 조정석이 특별출연해 웃음을 더한다.
송강호의 ‘1승’을 마냥 낙관하기엔 현재 극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상당수는 100만명 고지를 넘기지 못하고 퇴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용진 촬영감독은 배구 경기의 입체적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했다. VR 기술을 이용해 7대의 카메라를 설치, 배우들의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하며, 스카이 워커(사축 와이어캠)를 통해 경기장의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누볐다. 오프닝 장면에서는 초고속 카메라 팬텀을 활용해 시공간의 범위를 극대화했다.
믿고 보는 두 배우의 빛나는 연기 시너지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국내 최초 배구 영화인만큼 배구계 레전드 인사들까지 총출동해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먼저 설명이 필요 없는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를 비롯해 1990년대 남자배구 전성기를 주도했던 김세진, 신진식 감독이 깜짝 등장해 배구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이자 현재 해설가로 활약 중인 한유미 이숙자 해설위원은 출연뿐 아니라 선수 역 오디션 심사부터 트레이닝 코치까지 도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대폭 끌어올렸다는 후문. 여기에 캐스터로 맹활약중인 이동근 스포츠 아나운서와 명실상부한 흥행 메이커 조정석까지 특별출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올겨울 극장가에서 ‘1승’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더한다. 앞서 본지 취재로 조정석의 ‘1승’ 출연이 알려진 바 있다. ‘1승’의 최약체 팀이 단 한 번의 승리를 위해 나아가는 성장 서사는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의 구조를 따르고 있다.
스포츠 영화의 장점을 극대화해 스피디하면서도 리드미컬한 맛이 쏠쏠하다. 또 스포츠 영화에서 흔히 다루는 ‘신파’는 의외로 적어 담백하면서도 유쾌한 1win 사이트 여운이 깊다. 극중 송강호가 맡은 핑크스톰의 신임감독 김우진은 너무나 친숙한 인물이다. 우승과 가장 거리가 먼 경기 운용을 하던 김우진은 해체 위기의 핑크스톰을 맡아 선수들의 진심을 깨닫고 본인 역시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를 이끈다. 송강호는 최근 2년간 ‘비상선언’ ‘거미집’, ‘삼식이 삼촌’ 등 다소 무게감 있는 작품으로 대중 앞에 섰다. ‘1승’에서 애드리브인지 대사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뽐내는 송강호의 모습은 관객들의 웃음을 쉴 새 없이 자극한다.
스크린을 통해 끝없이 이어지는 랠리는 진짜 배구 경기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긴장감과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을 전한다. 배구의 특징을 역동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7대의 카메라로 배우들의 움직임을 다각도로 담아내는 VR(Virtual Reality) 기법 등을 사용해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송강호는 핑크스톰을 이끌게 된 신임 감독 우진 역을 맡았다. 무능하고 열정도 없었지만, 점차 1승을 향한 갈망이 커지며 전술가로 변모하는 인물이다. 그간 한국 스포츠 영화에서 자주 봐 온 감독들과 달리, 용장과는 거리가 멀고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잔소리하며 짜증을 내는 모습이 웃음을 안긴다. 이 작품이 최초로 여자 배구를 조명했다는 것은 그간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됐던 배구 팬들의 설움을 풀어주게 만든다.